러브앤프로듀서_백기 한여름 괴담록:휴양 별장에서 시원한 여름나기!(盛夏诡事录:度假庄园纳凉之旅!)/ 25년 여름 이벤트 번역

한여름 괴담록:휴양 별장에서 시원한 여름나기!(盛夏诡事录:度假庄园纳凉之旅!)
_25년 여름 이벤트 번역

※ 번역기 사용o, 의역 및 오역 있을 수 있습니다. 감안하고 봐주세요 :)

 

 

 

프롤로그
[假日签到 휴일 출석체크]

 

구불구불한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우아한 아치형 지붕을 가진 유럽풍 저택이 시야에 점점 모습을 드러냈다.
우윳빛 외벽에는, 푸른 덩굴이 정교하게 조각된 대리석 기둥을 타고 오르고 있었고, 복도 아래 걸린 등불은 가볍게 흔들렸다. 백 년은 되어 보이는 건물은 전체적으로 클래식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났다.

고개를 든 나는,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MC : 정말 웅장하다...... 사진에서 본 것보다 훨씬 커 보여요!

백기는 햇빛 아래 호박빛 눈을 가늘게 뜨며 저택을 둘러보았다.

백기 : 초대권에 쓰여 있는 걸 보니까, 이 저택 꽤 크대.
뒤쪽에 산이랑 폭포도 있어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대.

나는 백기의 팔짱을 끼고 웃으며 계단을 올라갔다.

MC : 헤헤, 백 경관님 덕분에, 이번에 이런 저택에서 휴가를 보내게 됐네요~


MC : OK~ 우주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야간 체험 행사도 예약 완료~

오후의 햇살이 테이블 위에 놓인 여행 가이드북을 비스듬히 비추는 가운데, 나는 다리를 웅크린 채 카펫 위에 앉아 태블릿을 넘기고 있었다.
일주일 전, 백기와 나는 오랜만에 긴 휴가를 맞이하게 되었고, 여유가 생긴 김에 함께 휴가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MC : 선배, 가고 싶은 곳 더 있어요?

그는 화면 가득한 관광 명소 추천 페이지에서 고개를 들더니, 한참 고민하다가 추천이 많은 일정표를 한 가리켰다.

백기 : 여기 어때?
여기 예전에 유명했던 옛 경찰서가 있는데, 다음 달에 공개 행사가 있대.
유명했던 사건의 증거품들이랑, 비공개 세부 자료들도 전시된다고 하니까 재미있을 것 같아.

그의 눈은 반짝반짝 빛났고, 말투에도 들뜬 기색이 묻어났다.

MC : 그럼 거기도 가봐요! 근처에 맛집골목도 있다니까, 같이 가면 되겠어요!

나는 태블릿 달력 위를 가볍게 톡톡 두드렸고, 동시에 백기의 휴대폰에서 알림음이 연달아 울리는 걸 들었다. 잠시 후, 옆에 있던 백기가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

백기 : 이 녀석......

내가 궁금해하는 걸 눈치챘는지, 그는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말했다.

백기 : 소정이야, 홍보부에 그 친구.

나는 눈을 깜빡이며 기억을 더듬다가, 항구 근처 병원 침대에 누워 있던 사람을 떠올렸다.

MC : 기억나요, 그때 우리가 숲에서 그 사람을 한참 찾았었잖아요.

백기는 채팅창을 나에게 보여줬고, 고풍스럽게 꾸며진 저택 사진이 줄줄이 눈에 들어왔다.

백기 : 친구가 여름 휴양 별장 초대권 두 장을 줬는데, 일정이 겹쳐서 못 간대.
그냥 버리긴 아까워서, 마침 내가 휴가 간다고 하니까 나한테 물어본 거야.

나는 폰을 받아들고, 소정이 보낸 별장 소개를 살펴보았다.

MC : 호수 뷰에 프라이빗 정원, 24시간 집 및 전속 셰프 서비스...... 진짜 매력적인데요~
그런데, 우리 일정이랑 겹치지 않아요?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화면을 톡톡 두드렸다.

백기 : 걱정 마.
우리가 가기로 한 도시에도, 이 별장의 체인점이 있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우리는 저택의 응접실로 들어섰다.
높은 천장과 묵직한 목재 기둥이 교차하며 뻗어 있고, 깨끗한 유리창 밖으로 얼룩덜룩한 빛과 그림자가 쏟아져 들어와, 눈앞의 공간은 고요하고 중후한 느낌이 들었다.
프런트의 흑단 테이블 위에는 막 우려낸듯한 차가 놓여 있었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마치 방금 전까지 누군가 앉아 있었던 것처럼.
하지만 넓은 응접실은 텅 비어 있었고, 괘종시계의 초침 소리가 유난히 또렷하게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백기 : 담당자가 잠깐 자리 비웠나 봐. 좀 기다려보자.

나는 의아함을 누르고 고개를 끄덕인 뒤, 둥근 가죽 소파에 앉아 창밖의 정원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누군가 등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했다.

 

나는 무심코 고개를 돌렸고, 복도 끝에 시선이 닿는 순간 멈칫하고 말았다—— 회색빛이 감도는 단체 초상화 속, 사람들의 얼굴은 창백하고 눈동자는 이상하리만큼 어두웠다.
5, 6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림 속 십여 명의 시선이 나와 정확히 마주친 듯한 느낌이 들어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 : 끼이익——

지금 분위기에 응답이라도 하듯, 천장에서 나무 들보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누군가 위층을 걷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귀를 기울여도,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왠지 모를 불안감이 올라와, 나는 백기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MC : 선배, 뒤에 걸린 저 그림들 좀 이상한 느낌이 들지 않아요?
천장에서 이상한 소리도 나고, 좀 무서운 거 같은데......

백기 : 건물이 오래되어서, 아마 시설이 노후됐나 봐.

?? : 맞아요, 이 저택도 꽤 나이가 들어서, 여기저기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곤 해요.

갑자기 등 뒤에서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와,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얼굴이 불그스름한 아저씨 한 분이 그림자 속에서 다가와 우리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백기는 나를 안심시키듯 감싸안으며, 그를 조용히 올려다보았다.

백기 : 여기 관리인인 정씨 아저씨 맞으시죠?
저는 백기입니다. 제가 이 저택을 예약한 사람이에요.

관리인 : 어서 오세요, 두 분 귀한 손님을 오래 기다렸습니다~

그는 초대권을 받아 체크인 절차를 마친 뒤, 미소 지으며 나에게 객실 키를 건넸다.

관리인 : 걱정 마세요, 아가씨. 여기 정말 뭔가 이상한 게 있었다면, 제가 제일 먼저 도망쳤을 겁니다.

나는 약간 멋쩍게 웃으며, 백기의 손을 꼭 잡고 방으로 향했다.

 

하지만 삐걱거리는 바닥과, 흐릿한 초상화들이 양쪽 벽에 걸려 있는 복도를 지나니, 여전히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조용히 백기의 팔을 더 꽉 껴안았고, 그의 옆으로 더 바싹 붙었다.
내 머리 위에서 가볍게 웃는 소리가 들려오고 나서야, 나는 뒤늦게 깨닫고 헛기침을 했다.

MC : 여기 왠지 모르게 좀 으스스한 것 같아요...... 백 경관님의 든든한 기운 좀 빌려야겠어요!

백기 : 그냥 빌리는 걸로는 부족해.

그는 팔을 뻗어 나를 품에 끌어안았고,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듯 입술에 조용히 입을 맞췄다.
주위는 어둑했지만, 그의 눈동자는 웃음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백기 : 전부 다 줄게.

그의 웃는 눈을 보며, 어느새 내 마음도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여행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지만, 내 기분은 이미 최고로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1. [波光诡影 흔들리는 물결 속 그림자]

 

쏴아——

눈부신 햇살이 부서지는 금가루처럼 수영장 물 위에 쏟아져 내리고, 맑은 물결은 반짝이는 금빛을 일렁이게 했다.

나는 선베드에 누운 채 다리를 흔들며, 미니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물곤, 멀지 않은 곳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는 백기를 바라보았다.
그의 등은 햇살 아래에서 물결에 맞춰 부드럽게 움직였고, 그의 몸이 만들어내는 선은 물빛의 리듬을 감싸고 있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가방 속에 손을 넣어, 특별히 챙겨온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눈앞의 장면을 찍으려고 했다. 선글라스와 자외선 차단제가 우르르 쏟아져 나왔지만, 정작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보이지 않았다.

MC : 어? 이상하네......

사다리 근처에서 물이 가볍게 튀는 소리가 울렸고, 곧이어 물방울이 내 앞에 있는 바닥 타일 위에 똑똑 떨어졌다.

백기 : 뭐 찾아?

MC : 제 폴라로이드 카메라요. 나올 때 분명히 가방에 넣은 거 같은데......

백기 : 그럼 아직 방에 있을 거야? 가서 다시 찾아볼까?

MC : 괜찮아요, 급한 거 아니니까.

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젖은 머리카락은 그의 목덜미에 붙어 있었고, 물방울이 어깨를 타고 흘러내리며 탄탄한 가슴 위에 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나는 젖은 그의 머리 위에 수건을 덮어주고, 웃으며 손가락으로 프레임을 그렸다.

MC : 오늘은 그냥 눈으로 다 기억해둘게요~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고, 호박색 눈동자엔 웃음기를 가득 띈 채로 탁자 위에 있던 차가운 음료를 단숨에 마셔 버렸다.
넓고 단단한 그의 등 근육이 펼쳐지며, 햇빛 아래서 붉게 달아올랐다.

 

나는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MC : 등이 왜 이렇게 빨갛게 됐어요......

그는 고개를 돌려 아래를 한 번 내려다보더니,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백기 : 괜찮아, 별 느낌 없는데......

불만 가득한 내 눈빛에, 그는 말을 삼키고 내 자외선 차단 스프레이를 집어 내 손에 건넸다.

백기 : ......흠, 뒤는 잘 안 보이니까, 네가 좀 도와줘.

나는 스프레이를 받아 버튼을 눌렀지만, 강하게 분사되던 흰 안개는 단 2초 만에 힘없이 줄어들었다.
의아해하며 병을 다시 흔들어보았지만, 텅 빈 병안에서 금속 구슬이 부딪히는 맑은 소리만 들렸다.

MC : ...... 이거 너무 빨리 닳는 거 아니야? 몇 번 쓰지도 않았는데.

나는 투덜거리며 가방에서 또 다른 자외선 차단 크림을 꺼내 손바닥에 짰고, 그의 등에 꼼꼼히 발라주기 시작했다.

MC : 그러고 보니 전에 우리가 같이 샀던 자외선 차단제, 설마 한 번도 안 바른 건 아니죠...?

백기 : 발랐어. 얼굴이랑 목에는.

MC : ...... 그럼 팔이랑 등은요? 자외선 차단제는 온몸에 다 발라야 한다고요!

그는 살짝 시선을 피하더니, 갑자기 나를 바라보았다.

백기 : 어쩔 수 없어. 손이 안 닿는 곳은 못 바르잖아.
그러니까, 네가 도와줘.

그 말과 함께, 장난기 어린 미소가 그의 눈에 번졌다.
내 심장은 살짝 빨라졌지만, 겉으론 콧방귀를 뀌며 손으로 그의 등에 차분히 크림을 펴 발랐다.
하얀 자외선 차단제가 등에 완전히 흡수된 뒤, 나는 그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MC : 다 됐어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가 갑자기 내 손목을 잡았다.
따뜻한 숨결이 내 얼굴을 가볍게 스쳤고, 얽히는 숨결 속엔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의 향기가 배어 있었다.

백기 : "준비작업"이 끝났으니까, 이제 같이 들어가자.

부드러운 바람이 맑은 물결을 일으키며 우리를 높이 들어 올렸고, 다음 순간, 붕 뜨는 듯한 느낌과 함께 우리는 수영장 속으로 풍덩 떨어졌다.
쏟아지는 물보라 속에서, 그는 득의양양하게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나를 물속으로 이끌었다.
햇살에 따뜻하게 데워진 물은 포근하게 나를 감싸왔고,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백기를 따라 천천히 헤엄쳤다.

피곤해진 나는 튜브 침대 쪽으로 방향을 돌려, 잠깐 쉬려고 했다.
하지만 튜브에 가까이 가기도 전에, 차갑고 미끈거리는 촉감이 갑자기 물속에서 내 발목을 휘감았다.

MC : ......!!

내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 힘은 나를 강하게 잡아끌었다.
물은 순식간에 머리 위로 차올랐고, 사방에서 숨이 막히는 듯한 압박감이 밀려왔다. 나는 허우적거리며 벗어나려 했지만 오히려 물을 마시고 말았다.


다음 순간, 따뜻하고 단단한 두 팔이 내 몸을 감싸며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백기 : 괜찮아?!

발목을 잡고 있던 힘은 갑자기 사라졌고, 나는 백기의 어깨에 매달려 크게 숨을 쉬며,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겨우 진정되어 입을 열려던 찰나,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라 나는 말을 멈추고 말았다.
...... 붉은 액체가 백기의 팔뚝에서 흘러내려, 섬뜩한 핏자국으로 번져나가고 있었다.

MC : ......선배!

백기도 순간 멈칫했고, 나를 꽉 끌어안은 채 수면을 가르며 수영장 밖으로 헤엄쳐 나왔다.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고,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이미 선베드에 앉아 있었다.

백기 : 어디 다친 데 없어? 봐봐.


MC : 저는 괜찮아요, 선배가 다쳤잖아요?!

우리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며, 어렴풋이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수영장을 다시 바라보자, 우리는 둘 다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

그 붉은 흔적은 감쪽같이 사라졌고, 수면은 평온하기만 했다.
몸에 남은 희미한 붉은 자국이 아니었다면, 모든 게 환상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백기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잠시 후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백기 : Evol 흔적은 없었어. 어떻게 된 거지......
MC, 방금 뭔가 봤어?

그는 그렇게 말하며 햇볕에 따뜻해진 타월을 내 어깨에 덮어주고, 내 앞에 반쯤 꿇어앉아 타월로 내 얼굴의 물방울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MC : 저, 저 방금 뭔가가 끌려간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 붉은 액체는 뭐였을까요......

백기 : 무서워하지 마.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거야.

그가 내 떨리는 손을 꼭 잡자, 긴장했던 내 신경도 점점 풀리는 것 같았다.

백기 : 가자, 관리인 아저씨께 물어보자.

 


로비에 도착하자, 인기척을 느낀 관리인이 신문 뒤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백기는 조금 전 일어났던 일을 설명했고, 관리인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갑자기 머리를 탁 쳤다.

관리인 : 두 분, 혹시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에 자외선 차단제 같은 걸 바르셨나요?

백기 : 네, 그게 무슨 관계가 있나요?

관리인 : 방금 말씀하신 이상한 일은...... 그러니까, 제가 수영장 자동 유지 보수 시스템을 끄는 걸 깜빡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MC : 유지 보수 시스템이요?

관리인 : 네, 정해진 시간마다 수질 검사용 발색제를 풀거든요.
그런데 그게 자외선 차단제에 있는 성분과 반응하면, 물이 붉게 변하는 경우가 있어요......
놀라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시스템을 끄고, 처리가 끝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소파에 푹 주저앉았다.

MC : ......다행이다. 그냥 해프닝이었네요.
저는 진짜 귀신이라도 나온 줄 알았어요!

백기는 멀어지는 관리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다시 나를 보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백기 : 이번엔 제대로 못 즐겼네.
수영장이 정비되면, 다시 같이 들어가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영가방을 들었다.
복도를 지나며 창밖을 보니, 햇빛 아래에서 수영장은 여전히 반짝이고 있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순간, 잔잔하던 수면 위로 갑자기 작은 물결이 일었다. 마치 한 마리 보이지 않는 물고기가 물속으로 잠수한 것처럼.

나는 반사적으로 뒤돌아보았다——

한 바퀴 잔잔한 물결이 수면에서 천천히 흩어졌고, 이내 조용히 사라졌다......

 

 

 


 

 

 

2. [午夜迷局 한밤의 미궁]

 

복도를 가로지르는 밤바람은 싸늘한 기운을 품은 채, 반쯤 열린 커튼을 들추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객실 TV에서는 관리인 아저씨가 소중히 간직해온 오래된 영화가 재생되고 있었다.

빛바랜 화면 속, 여주인공은 홀로 오래된 저택을 지키고 있었다. 갑자기 천장의 샹들리에가 "딸깍" 하는 소리를 내며 꺼졌고, 주위는 어두워지면서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나는 팝콘 하나를 입에 넣으며, 자신 있게 다음 장면을 예측했다.

MC : 흠흠, 이제 곧 누군가 문을 두드릴 거예요.

백기 : 이 영화 본 적 있어?

MC : 아뇨, 하지만 예전에는 촬영 기술이 부족해서 "소리는 들리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분위기 연출하는 걸 좋아했거든요.

다음 순간, 화면 속에서 정말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MC : 헤헤, 제 말이 맞죠......

쿵, 쿵쿵—— 그 순간, 방 문 쪽에서 묵직한 소리가 들려왔고, 영화 속 소리와 기묘하게 겹쳐져 들렸다.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백기를 바라보았다.

MC : ......지금 누가 문 두드린 거예요?

백기도 분명 소리를 들은 듯, 그는 조용히 나를 가까이 끌어당기더니, 리모컨을 들어 영화를 일시정지시켰다. 

영화 음악이 갑자기 끊기자, 방 안은 무서울 정도로 고요해졌다.
그는 옆으로 살짝 고개를 돌린 채, 마치 위험을 감지한 늑대처럼 몸의 긴장을 풀지 않았다.

MC : 왜 그래요?

백기 : ......이건 문 두드리는 소리가 아니야.
아래층에서 들렸어. 금속 부딪히는 소리 같아.

쿵쿵——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묵직하게 두드리는 소리가 다시 들렸다.
소리는 크지는 않았지만 묘하게 꿰뚫는 힘이 있어, 마치 바닥 틈에서, 혹은 복도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것 같기도 했다.
백기는 잠시 생각에 잠겼고 입을 열려던 찰나, 내가 먼저 그의 말을 끊고 말했다.

MC : 어딜 가든, 저도 같이 갈 거예요!

백기 : 널 여기 두고 간다고 한 적 없어.

그는 웃으며 자연스럽게 내 손을 잡았고, 문을 열어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창백한 달빛이 복도를 따라 희미한 윤곽을 그렸고, 나무 그림자가 벽 위에서 조용히 흔들렸다.
나는 백기의 손을 더욱 꼭 쥐고,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리에 잔뜩 긴장한 채 걸어갔다.

마침내, 정교한 문양이 새겨진 나무 문 하나가 우리 앞에 나타났고, 백기는 발걸음을 멈췄다.

백기 : 소리는 여기서 나는 것 같아.

MC : 여긴...... 주방? 이 시간에, 혹시 관리인 아저씨인가?

백기의 눈에도 의문이 스쳤고, 그는 곧장 손을 뻗어 문을 두드렸다.
조용한 공간 속,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유난히 선명하게 들렸다.

백기 : 안에 누구 계세요?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고, 되려 방금 전까지 들리던 소리마저 사라졌다.
복도에는 우리 둘의 숨소리만이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

백기는 망설임 없이 손잡이를 돌려 안으로 들어갔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주방을 훑었다.

희미한 불빛 아래, 주방은 텅 비어 있었고, 멀리서 "딸깍 딸깍" 하는 희미한 소리만이 귓가에 들려왔다.

갑자기 익숙한 "쿵쿵" 소리와 함께, 어둠 속에서 정체불명의 검은 그림자가 휙 하고 바닥을 가로질러 지나갔다.

귓가에 날카로운 바람 소리가 스치며, 순식간에 정체불명의 그림자를 막아섰고, 
그 검은 그림자는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족쇄에 묶인 듯, 움직이지 못했다.

그림자의 형체를 확인한 순간 나는 숨이 멎을 뻔했다——

낡은 인형 하나가 우리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고, 손에 북채를 들고 계속해서 두드리고 있는 모습이, 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우리를 감지한 듯, 인형 목뒤에 있는 태엽에서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나더니, 몸 전체를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바람이 은빛 식칼을 들어 올렸고, 이내 인형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둔탁한 소리가 난 후, 인형은 마침내 조용해졌고, 바람에 실려 식탁 위로 옮겨졌다.

백기 : 내가 스위치를 껐어.

MC : 풉...... 백 경관님 출동, 역시 빠르고 정확하네요.

섬뜩한 분위기를 단번에 날려버린 백기의 해결 방식에, 나는 웃으며 그를 바라봤고, 몸을 숙여 인형을 살짝 찔러보았다.

MC : 범인은 인형이었네요......
그런데, 어떻게 한밤중에 저절로 움직인 거지?

백기 : 태엽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
안에 부품이 처음엔 꽉 조여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풀린 거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고, 어수선해진 주방을 돌아보았다.

MC : 일단 여기 정리부터 해요.
내일 관리인 아저씨께 말씀드리구요.

백기도 고개를 끄덕이며 나와 함께 어질러진 주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찬장을 정리하다가, 내 손길이 살짝 멈췄다.
손바닥만 한 미니 프라이팬이 조용히 놓여 있었는데, 작은 기름 솔, 미니 가스레인지, 그리고 "대나무 헬리콥터"모양의 장식까지, 작은 전병 가게를 연상시켰다. 아무래도 식완 세트인 것 같았다.

나는 호기심에 그것을 들고 자세히 살펴보다가, 손가락 끝으로 살짝 돌려보았다.

조금 전 "아찔한 순간"을 겪은 후, 긴장했던 신경이 풀린 걸까, 귀여운 장난감들을 보니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했다. 나는 전병 만들기 세트를 꺼내 식탁 위에 올려놓은 뒤, 기대에 찬 눈으로 백기를 바라보았다.

MC : 백 사장님, 오늘 영업하시나요? 전병 하나 주문이요~

백기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미니 전병 만들기 세트에 시선이 닿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백기 : 지금? 이걸로 전병을 만들어?

MC : 네, 팬에 불에 그을린 흔적이 있는 걸 보니까, 진짜 요리가 가능한 장난감 같아요~

그는 작은 팬을 집어 들고 자세히 살펴보더니, 어이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백기 : 이렇게 작은 조리도구는 써본 적이 없어서,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하지만 네가 먹고 싶다면, 한번 해볼게.

MC : 헤헤, 제가 도와줄게요.

기분이 좋아진 나는, 나도 모르게 눈꼬리를 휘며 신나게 냉장고를 뒤지기 시작했고, 마음속에는 달콤함이 피어났다.
내가 어떤 기발한 생각을 하든,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은 늘 화답해 주는 것 같았다.

냉장고에서 메추리알과 채소, 소시지를 챙겨오는 사이, 백기는 옥수수 가루를 꺼내 반죽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의 소매에 가루가 묻은 것을 보고, 나는 그의 곁에 다가가 능숙하게 소매를 걷어주었다.

그는 나를 보고 웃으며 팬에 반죽을 부었고, 두 손가락으로 장난감 "대나무 헬리콥터"를 조심스럽게 돌리며 반죽을 펴기 시작했다.

노란색의 따뜻한 불빛 아래, 그의 미간은 살짝 찌푸려져 있었는데, 너무 작은 도구들 때문에 난감해 하는 것 같았다.

전병이 점점 모양을 갖춰가자, 그는 조미료 구역을 살펴보기 시작했고, 이내 갈색 소스병에서 그의 시선이 멈췄다.

나는 그 시선을 따라 궁금해하며 입을 열었다.

MC : 음? 이 병은 무슨 소스예요?

백기 : ......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왠지 이걸 넣으면 더 맛있을 것 같아.

그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흐릿한 병 라벨을 손끝으로 문질렀고, 마치 기억 속의 어떤 조각을 더듬는 듯했다.

백기 : 한번 먹어볼래?

MC : 좋아요~

그는 웃으며 병을 열고, 솔로 소스를 펴 발랐다.
은은한 향기가 주방 가득 퍼져나갔고,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말 없는 교감이 공기 중에 흘러넘쳤다.

곧, 손가락 길이만 한 작은 전병 두 개가 완성되었다.
황금빛 전병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났고, 미니 사이즈라는 점만 빼면, 진짜 전병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MC : 이 전병 진짜 먹을 수 있는 거예요?

백기 : 재료는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거고, 팬도 깨끗하게 씻었으니까,
아마 문제없을걸?

MC : 그럼 제가 백 사장님의 특별 요리를 먹어봐야겠네요~

그렇게 말하며, 우리는 전병을 하나씩 집어 입에 넣었다.

백기 : 어때?

MC : 전에 선배가 만들어준 거랑 똑같이 맛있어요!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나는 입맛을 다시며 아쉬운 듯 고개를 흔들었다.

MC : 전병 크기가 너무 작아서, 배에 안 차요.

백기의 어깨가 살짝 떨렸고,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손등으로 입을 가리곤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백기 : 몇 개 더 만들어 줄까?

MC : 괜찮아요,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까.

백기 : 그럼 내일 아침에 관리인 아저씨한테 주방 좀 빌려달라고 할게.
전병 말고 다른 아침 메뉴도 생각해 볼 수 있어.

MC : 뭐든지 다 주문 가능해요?

백기 : 당연하지. "백가네 아침 식당"의 영업시간이랑 메뉴는......
전부 사장님 마음대로야.

주방의 따뜻한 노란 불빛이 그의 모습을 부드럽게 감쌌고, 냄비와 그릇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 고요한 밤은 어느새 작고 소박한 행복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3. [林隙窥影 숲 틈 너머의 그림자]

 

한낮의 숲은 고요하면서도 활기찼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작은 다람쥐 몇 마리가 나뭇 가지 사이를 뛰어놀고, 갖가지 들꽃들은 바람에 살랑거렸다.

나는 부드러운 피크닉 매트 위에 앉아, 흙냄새와 숲의 향이 섞인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며, 느긋하게 소리쳤다.

MC : 정말 행복하다—— 날씨도 좋고, 풍경도 좋고——

 

백기 : 쿠키도 잘 구워졌어.

백기가 나무에 편하게 기댄 채, 내가 만든 우유 쿠키를 하나 집어 잠시 살펴보더니 한 입 베어 물었다.

백기 : 위에 있는 무늬도 네가 그린 거야?


MC : 헤헤, 사실 쿠키 만들다가 갑자기 뭔가 그리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초코펜으로 대충 그려봤는데, 생각보다 잘 되더라구요......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무늬의 쿠키들을 몇 개 더 집어 들고는 진지하게 비교하기 시작했다.

백기 : 진짜 대단한데? 어쩐지 시중에 파는 것보다 예쁘다 했어.

MC: 풉, 과찬이에요.
그래도 저 스스로 생각해도 좀 소질이 있는 것 같아요.
실수 하나 없이 엄청 매끄럽게 그려졌거든요. 마치 몇 번이고 그려본 것처럼.

백기 : 그럼 나중에 더 많이 만들어 줄 수 있어? 또 먹고 싶어.

황금빛 햇살이 그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감싸안았고, 빛과 그림자 속에서 맑게 빛나는 그의 눈동자는 유난히 투명해 보여,

내 심장을 톡톡 건드렸다.
나는 눈을 깜빡하고 웃으며, 그의 어깨를 콕 찔렀다.

MC : 물론이죠! 근데 지금부터는 요금을 받을 거예요.
간식 하나당 사진 한 장~

백기는 나른하게 웃음을 터뜨리며, 살짝 거리를 두고 팔로 몸을 지탱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머리카락이 살짝 흔들리며, 이마를 스쳐 눈가에 잘게 부서진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고, 입꼬리를 올리며 나와 부드럽게 눈을 마주쳤다.
마치 내가 좋아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듯.

백기 : 찍어. 어떻게 찍든 괜찮아.

심장 소리가 숲속 매미 소리를 덮었고, 카메라 셔터를 채 누르기도 전에, 내 마음속에는 이미 그의 모습이 새겨졌다.
나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그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

그의 눈빛은 깊어졌고, 한 손으로 내 허리를 감아 안으며 나를 품에 안곤, 내 입맞춤에 더 뜨거운 키스로 응답했다.

백기 : 이렇게 하면 간식을 몇 개 받을 수 있어?

그는 장난스럽게 말하며, 아무렇지 않은 듯 내 뺨에도 가볍게 몇 번 입을 맞췄다.

MC : 이건 반칙이에요, 약속은 사진이었잖아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그의 얼굴에 뺨을 부비며 그의 품 안으로 더 파고들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태연하게 휴대폰을 들고 흔들어 보였다.
따뜻한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려왔고, 백기는 자연스럽게 내 폰을 받아 셀카 모드로 바꿔 각도를 조정했다.

백기 : 자, 웃어볼까?

바다 소금의 시원한 향기가 햇살의 기운과 섞여 코끝에 닿았다.
웃으며 카메라를 보는 순간, 화면 어딘가가 흔들리는 것이 보였고, 숲 뒤편의 나무 틈 사이로, 흐릿한 사람 그림자가 우리 쪽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처럼 보였다.

내 미소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다음 순간, 허리를 감싼 팔이 단단히 조여졌고, 백기는 나를 재빨리 뒤로 보호했다.

동시에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며 덤불과 나뭇가지를 걷어냈지만, 텅 빈 풀밭만 드러날 뿐이었다.

MC : 우리가 잘못 본 걸까요......

백기는 미간을 찌푸렸고, 그의 눈빛 속 의문도 더욱 깊어졌다.

백기 : 잘못 본 거 아니야. 야생동물일 수도 있어.

허리를 감싼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내 마음을 진정시켰고,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MC : 가서 확인해 볼까요?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그의 멋진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며 서서히 미소를 지었다.

백기 : 안 무서워?

MC : 사실 좀...... 하지만 뭔지 확실히 알아야, 앞으로 남은 휴가 기분을 망치지 않을 거 같아요.
게다가 백 경관님이 나서서 직접 조사하니까, 어떤 악당이든 도깨비든 다 일망타진될 거예요!

숲은 나뭇가지가 무성하고, 뿌리는 바닥 위로 드러나 있었다.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낮췄다.

MC : 안쪽으로 들어와 보니까...... 이 숲 정말 좀 으스스한 것 같아요......
설마 진짜 뭔가 있는 건 아니겠죠......

백기 : 일반적으로는 없지만, 아주 작은 가능성으로 Evol 일 수도 있어.

백기의 말에 놀란 눈으로 바라보자, 그는 내 손을 꽉 쥐며 웃으며 설명했다.

백기 : 며칠 전에 관리인 아저씨랑 얘기했는데, 이 별장의 첫 주인이 좀 특별한 Evolver였다고 들었어.
그래서 이 근처에 잔류 Evol 에너지가 남아 있어서, 가끔 이상 현상이 생길 수도 있대.
어제 이미 관련 부서에 보고 했어.
지금으로 봐서는 해롭거나 어떤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것 같아.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고, 어두운 숲길을 느릿느릿 걸었지만, 그의 존재 자체가 나에겐 길을 밝혀주는 이정표 같았다.

그런 그를 보며, 문득 예전에 그와 함께 겪었던 조사 여행이 떠올랐다.
같은 도시였고, 숲길을 걷고 있었으며, 사람을 의심하게 만드는 상황이었지만, 그때도 지금도, 내 곁엔 언제나 변치 않는 이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의 팔을 꼭 껴안고, 환하게 웃으며 함께 걸음을 옮겼다.

MC : 그럼...... 만약 Evol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초자연적인 힘이 정말 존재한다면요?

그는 한쪽 눈썹을 살짝 올리고, 입가에 자신감 넘치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백기 : 그럼 더더욱 가봐야지.
그런 것들이 건드려서는 안되는 걸 건드리지 않도록 알려줘야 하니까.

날이 저물어가자, 우리는 돌아갈 준비를 했다.
원래도 음침했던 숲이 점점 더 어두워지는 것을 보며, 나는 휴대폰 손전등을 켜려다 실수로 카메라를 눌렀다.

다시 바꾸기도 전에, 갑자기 화면이 흔들리더니 가장자리에 길고 가는 그림자가 나타났다!

MC : 서...... 선배!

나는 손가락을 떨며 그를 잡아당겼고, 화면을 보여주려 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림자 뒤에서 조잡하게 생긴 만화풍의 거미 인형 하나가 튀어나와 천천히 화면 위를 기어갔다.

MC : ......?

백기 : 음...... 아무래도 사건 해결인 것 같네.

내 얼굴은 한순간에 화끈 달아올랐다. 몇 초만 더 기다렸다면 이런 바보짓은 안 했을 텐데.
몰래 백기를 쳐다보니, 역시나 그는 입가를 누르며 웃음을 꾹 참고 있었다.

나는 스스로도 어이없고 웃겨서, 그의 옆구리를 콕 찔렀다.

MC : 웃고 싶으면 그냥 웃어요!

그는 나를 더 가까이 끌어안았고, 턱으로 내 머리를 애정 어린 듯 살짝 문지르더니 정말로 크게 웃었다.
나는 분한 듯 노려보며 복수하듯 그에게 달려들었지만, 그가 한발 먼저 내 손목을 잡았고, 내 손가락 끝에 무언가가 가볍게 끼워졌다.

파란 들꽃이 장식된 풀 반지 하나가 내 약지 손가락에 끼워졌고, 햇빛을 받으며 바람결에 가볍게 흔들렸다.
고개를 들자, 투명한 그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MC : 이건 또 어떻게 만든 거예요......?

백기 : 얘가 말했어. 자길 여기에 끼워달라고.

그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렸고, 바람에 흩날리는 그의 머리카락까지 의기양양해하는 것 같았다.

MC : 좋아요......! 그럼 얘가 또 뭐라고 했는데요?

백기 : 선물을 받았으니까, 나한테 키스해 줘야 한대.

MC : 만약 안 하면요?

나는 그를 놀리듯 장난스럽게 물었지만, 내 입가는 손끝에 닿은 푸른빛을 따라 이미 올라가고 있었다.

백기 : 그럼 내가 네게 키스할 게.

장난치는 웃음 속에서, 저녁 바람은 꽃향기와 풀 내음이 섞인 시원함을 실어 보내왔다.

그리고 아무도 보지 않는 숲의 한구석 어딘가에서, 긴 그림자 하나가 비스듬히 드리워져 있었다.
마치 떠나는 것을 배웅하듯, 묵묵히 우리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4. [风知心事 바람이 전하는 마음]

 

댕——댕——


괘종시계의 알림 소리가 텅 빈 저택 안에 울려 퍼지고, 아무리 많은 문을 밀고 들어가 봐도, 눈앞에는 여전히 어두컴컴한 복도뿐이었다.
게다가 등 뒤로도 왠지 모를 이상한 덩어리들이 끈질기게 따라붙는 것 같았다......

심장이 북처럼 빠르게 뛰었고, 순간 한 줄기 서늘한 바람이 온몸을 스치고 지나갔다.

부드럽고도 강한 감촉, 마치 누군가의 손바닥이 내 등을 다정하게 토닥이는 것 같았다.
그 따뜻한 힘에 감싸인 순간, 주변의 모든 풍경이 차단된 것 같았고,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 백기가 발코니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달빛이 그의 윤곽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고, 그는 두 눈은 깜빡이지도 않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과 마주하자, 고요했던 눈빛에 순간 놀람이 스쳤다.

백기 : 왜 깼어?

 

 

MC : ...... 선배? 왜 아직 안 자요?

우리는 거의 동시에 말했고,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달빛 아래 그의 눈매는 한없이 부드러워 보였다.

백기 : 정전됐어. 더워서 잠이 안 와서, 앉아서 바람 좀 쐬고 있었어.
네게 바람을 좀 보내주면 나을까 싶었는데, 그래도 깨버렸네.

나는 일어나 그의 곁에 앉아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MC : 방금 이상한 꿈을 꿨는데, 꿈속에서 작은 괴물들이 저택 안에서 저를 쫓아다녔어요......
어떤 애들은 털이 복슬복슬하고, 어떤 애들은 유령처럼 떠다녔어요...... 제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기도 하구요.

그는 시선을 살짝 떨구며 내가 묘사한 괴물들을 상상하는 듯했다.
나는 입술을 다물었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MC : 그래도 꿈속에서는 막 허둥지둥했지만, 선배가 곁에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고, 그래서 악몽도 바람에 훅 하고 날아가 버렸어요~

그의 눈이 부드럽게 휘어졌고, 호박빛 눈동자에는 달빛이 가득 담겨 있었다.

백기 : 다음엔 더 빨리 바람을 보내줄게. 네가 오랫동안 도망치지 않도록.

맑고 시원한 바람이 다시 내 머리카락과 몸을 스쳐 지나갔고, 창가의 풍경이 맑은 소리를 내며 울렸다.
나는 하늘에 걸린 둥근 달을 바라보며, 이런 한여름 밤을 그냥 흘려보내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MC : 잠도 안 오는데, 우리 정원에 나가서 별 볼래요?


산꼭대기는 역시 별을 보기에 최고의 장소였다.

하늘은 마치 쏟아진 크리스탈 병 같았고, 수많은 별들이 부서져 흐르는 은하수를 이뤘다.
우리는 부드러운 풀밭 위에 나란히 누웠고, 축축한 풀 냄새와 밤이슬의 청량함이 코끝에 스며들었다.

시원한 바람이 우리를 감싸며 여름밤의 시원함을 전해주었다.

MC : 헤헤, 여기 우주 박물관 야간 행사보다 재밌는 거 같아요~

백기 : 하늘이랑 더 가까워서 그런가?

MC : 그런 이유도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지금 여긴 우리 둘뿐이라는 거예요~

나는 몸을 옆으로 돌려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고, 머리 위로 백기의 웃음소리가 스치는 것을 느꼈다.

백기 : 나도 지금 세상이 그 어느 때보다 넓게 느껴져.

그 순간, 멀리서 몇 마디의 기이한 울음소리가 밤의 정적을 깨뜨렸고, 백기가 입을 열기도 전에 내가 먼저 손을 들었다.

MC : 저 다큐멘터리에서 본 적 있는데, 이건 아마 올빼미 소리일 거예요.

그의 가슴이 한차례 살짝 들썩였고, 뭔가 생각난 듯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백기 : 예전에 방 탈출 카페에 갔을 때만 해도, 이런저런 효과음에 겁을 먹곤 했는데, 이젠 제법 담력이 커진 것 같네.

그가 며칠 전 수영장이나 주방에서 있었던 일들을 언급하는 것을 알고, 나는 슬쩍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MC : 전부 다 백 경관님 덕분이죠. 이렇게 지구 최강이 제 옆에 있으니까요~

그는 뺨에 붙은 잔머리를 귀 뒤로 살짝 넘겨주었고, 귓불을 살짝 매만지며 한없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백기 : 넌 스스로도 충분히 대단해.
그때 숲에서도, 네가 먼저 가보자고 했잖아.

MC : 이게 바로 " 주홍에 가까우면 붉어지고, 백기와 가까이 있으면 용감해진다"라는 뜻 아닐까요?
그런데......

나는 그의 품에서 고개를 들고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MC : 이번엔 선배도 바로 "수사 모드"로 들어가진 않았네요.

백기 : 무슨 말이야?

MC : 음...... 예전에는 무슨 일만 생기면 모든 걸 밝혀내야 직성이 풀렸잖아요.
근데 이번엔 뭔가 좀 더...... 여유롭고 느긋한 느낌?

백기 : 위험이 없다는 걸 확인했으니까. 나중에 관련 부서에서 조사를 시작하면 그때 협조해도 늦지 않아.

내가 손짓하자 그는 웃으며 나를 다시 껴안았다.

백기 : 지금은 휴가 중이니까, 당연히 가족이 우선이지.
아직 우리가 가기로 한 옛 경찰서랑, 맛집골목도 못 갔잖아.
목록엔 우리 둘이 함께 해야 할 것들이 아주 많아.
나는 하나도 빠뜨리고 싶지 않아.

MC : 그건 그냥 계획일 뿐이잖아요. 다 못 해도 괜찮아요.
선배, 언제부터 이런 거에 관심이 생긴 거예요?

백기 : 매번 너랑 같이 여행 계획을 세울 때마다, 저절로 기대하게 돼.
이게 바로 "MC와 가까워질수록 삶을 사랑하게 된다"라는 뜻 아닐까?

그는 그렇게 말하며 자연스럽게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

백기 : 네가 곁에 있으니까, 요즘은 구름도 예뻐 보여.
저거 봐. 저 구름은 양 같지 않아?

나는 웃음을 터뜨리며 그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고, 자연스럽게 그의 옆에 바짝 붙었다.

MC : 그러면 옆에 있는 건 고래 같아요. 주변에 얘네가 뿜어낸 물보라들도 있구요?

백기 : 응, 저 통통한 건 향유고래, 뾰족한 건 일각고래, 제일 큰 건 흰긴수염고래......

그는 농담처럼 하늘의 구름들을 하나하나 짚어주었고, 그의 나른한 목소리가 하늘의 구름보다도 더 부드럽게 내 귓가에 들렸다.
밤하늘에 흩뿌려진 구름들은 정말 바다의 거대한 고래들이 되어, 점점 희미해지는 내 시야 속에서 유영하는 것 같았다.

무언가 더 말하려던 찰나, 옆에 있던 백기가 크게 하품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고, 목소리를 낮췄다.

MC : 시간이 제법 늦었어요, 우리 이제 돌아가서 잘까요?

백기 : 하지만 난 좀 더 있고 싶은데.

MC : 설마 오늘 밤 여기서 잘 생각이에요?

백기 : 안 돼?

그는 그렇게 말하며, 일어나려던 나를 다시 품으로 끌어당겼다.

백기 : 여기 온도도 딱 좋고, 별도 있고, 구름도 있어. 그리고 너도 있잖아......

그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고, 눈꺼풀도 서서히 내려앉았다.
나는 그의 얼굴에 뺨을 부비며, 그의 고른 숨소리 속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나는 알고 있다. 오늘 밤 우리 둘은, 분명 좋은 꿈을 꿀 거야.

 

 

 


 

 

 

 

5. [乐而忘返 즐거움에 취해 돌아가는 것도 잊다]

 

창밖의 하늘은 맑고 투명했으며, 매미와 새들의 울음소리가 어우러져 시끌벅적한 곡조를 이루고 있었다.

지난 며칠간의 한가로운 나날들과 달리, 나와 백기는 돌아갈 짐을 싸기 위해 오전 내내 분주하게 움직였다.

 

MC : 충전기랑 세면도구 세트는 다 챙겼고, 신분증은 보조 가방 안에...... 대충 다 챙긴 거 같아요.

 

막 지퍼를 닫으려는 찰나, 백기가 내 손을 살짝 가로막았다.

 

백기 : 폴라로이드 카메라도, 잊지 마.

 

MC : 어? 이거 어디서 찾았어요?

 

백기는 팔꿈치를 살짝 구부려, 뒤쪽 진열장에 열린 서랍을 나른하게 가리켰다.

 

백기 : 좀 전에 확인하다가 찾았어.

 

MC : ...... 왜 그런 곳에 있었던 거지?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투덜거렸고,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MC : 좀 더 일찍 찾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럼 우리가 같이 찍은 사진도 더 많이 남겼을 거고.

 

백기는 가방에 카메라를 넣던 손을 멈추고,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갑자기 내 팔을 확 끌어당겼다.

그리고 손끝이 셔터 위를 가볍게 누르자, "찰칵" 소리와 함께 플래시가 반짝였다가 꺼졌다.

폴라로이드 카메라에서 사진이 천천히 나올 때쯤에서야, 나는 정신을 차리고 눈을 깜빡였다.

 

백기 : 지금도 늦지 않았어.

 

그는 아직 현상되지 않은 새하얀 사진을 내려다보며, 입가에 옆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눈동자 속 깊이 숨겨진 부드러움처럼, 언젠가는 분명히 가장 또렷한 형태로 드러날 것 처럼.

 

 

짐을 들고 저택 앞 오솔길에 도착하자, 벽돌색의 택시 한 대가 이미 문 앞에 서 있었다.

관리인 아저씨는 우리가 내려오는 걸 보고는 반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관리인 : 벌써 떠날 날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네요. 그동안 즐거우셨나요?

 

백기 : 네, 방도 편했고, 시설도 다 잘 갖춰져 있었어요.

 

MC : 맞아요! 음식도 너무 맛있었고요. 여기, 리조트보다 훨씬 좋았어요~

 

관리인 : 하하, 다행이네요.

이 저택은 정말 오랜만에 손님을 받은 거라, 혹시나 불편하지 않으실까 걱정했거든요.

두 분 먼저 차에 타 계세요, 저는 프런트에서 기념품 좀 챙겨올게요.

 

그렇게 말하며 그는 복도 계단을 넘어갔고, 나와 백기를 햇살이 가득한 정원에 남겨두었다.

분수대의 물줄기가 햇살을 받아 무지갯빛으로 반짝였고, 꿀벌 몇 마리가 꽃 주변을 윙윙 거리며 맴돌았다.

경치도 좋고 마땅히 할 일도 없어서, 나는 "실종되었던"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꺼내 몇 발짝 앞으로 걸어가 백기에게 흔들어 보였다.

 

MC : 여기까지 왔는데, 온 김에 기념으로 저택이랑도 사진 하나 찍을까요?

 

백기 : 분부대로.

 

그는 보고 있던 휴대폰을 내려두고, 내 옆에 순순히 서서 살짝 허리를 숙였다.

하지만 내가 카메라 렌즈를 저택 쪽으로 돌려도, 뷰파인더 속의 구도는 어딘가 계속 아쉬웠다——

어디는 조각된 굴뚝이 빠져 있고, 어디는 외벽의 담쟁이덩굴이 다 들어오지 않았다.

 

MC : 저택이 전부 다 안 들어오네......

 

백기 : 그럼 더 높은 곳으로 가자.

 

그 말과 동시에, 그의 팔이 내 허리를 감싸며 안정감 있게 나를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바람이 그의 앞머리를 스쳤고, 여름 햇살은 그를 황금빛으로 감싸안았다.

그의 호박빛 눈동자 역시 유리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그 순간의 백기는, 산 아래 정갈하게 늘어선 건물이나 저 멀리 반짝이는 바다보다 더 눈부시게 보였다.

나는 카메라를 들어 그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백기 : 풍경 찍는다더니, 왜 또 날 찍는 거야?

 

MC : 선배의 모든 순간이 좋아서, 매 순간을 간직하고 싶어니까요~

 

바람 소리가 귓가에 요란하게 스쳤고, 빛을 등지고 있는 백기의 얼굴이었지만, 나는 그가 내 얼굴을 바라보는 뜨거운 시선을 느꼈다.

이윽고, 그는 팔에 힘을 더 주며 내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백기 : 좋아. 네가 좋아하는 모든 순간은, 전부 너만의 것이야.

 

각도를 조절한 후, 나는 그의 어깨에 살짝 기대어 저택과 정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MC : Cheers——

 

익숙한 기계 소리와 함께, 사진이 천천히 인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순간, 사진이 완전히 인화되기도 전에, 내 머릿속에 갑자기 현기증이 밀려왔다.

 

희미했던 기억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며, 머릿속에서 점차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나와 백기가 튀어 다니는 털 뭉치들 사이에서 손을 꼭 쥐고 놀라 하던 장면, 침대 시트의 애원에 못 이겨 청소 솔을 들고 휘두르던 장면......

꿈속에서 불안을 자아내던 괴물 같은 존재들도, 기억의 조각들이 맞춰지며 오히려 기묘하게 귀엽게 느껴졌다.

 

나는 백기를 바라보았고, 그도 나를 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도 나와 마찬가지로 보기 드문 놀라움과 의문이 서려 있었다.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조용했던 우리 둘의 핸드폰이 동시에 "띠링띠링" 울리기 시작했다.

 

수십 개의 읽지 않은 메시지가 파도처럼 몰려왔고, 발신 시간은 모두 최근 일주일 이내였다.

하지만 요 며칠 동안, 우리는 왜 메시지를 하나도 받지 못했지......?

 

나는 생각에 잠겨 입술을 꾹 다물었고, 갑자기 주변에서 한줄기 미풍이 일었다.

 

백기는 나를 감싸안고 망설임 없이 산 아래 방향으로 날아갔다.

 

MC : ...... 잠깐만요, 우리 짐 아직 저기 있잖아요!

 

백기 :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일단 여기서 벗어나자.

......여기는, 소정이 말한 피서 별장이 아니야.

 

MC : 뭐라구요?

 

백기 : 방금 전에 소정이 일주일 전에 보낸 메시지를 봤어. 왜 아직도 초대권을 수령하지 않았냐고 묻고 있더라.

 

나는 순간 멍해졌다.

 

MC : 수령하지 않았다구요? 그럼 우리가 사용한 초대권은......

 

백기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고, 그의 눈동자에는 복잡한 생각이 떠오르는 듯했다.

 

백기 : 이곳의 Evol 영향이 생각보다 더 복잡해.

내가 관련 부서에 조사를 요청한 정보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어.

우선 산 아래로 내려가자. 그리고 내가 사람을 불러서 처리할게.

 

MC : 좋아요, 그럼...... 잠깐만요, 관리인 아저씨가 아직 저택 안에 있는데!

 

백기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이미 멀어져 점처럼 작아진 저택을 바라보았다.

 

백기 : 그 "사람"도 뭔가 수상해.

이전 대화 내용을 생각해 보면, 이곳의 이상함을 눈치 못 챘을 리가 없어.

어쩌면, 그도 이 미스터리의 일부일지도 몰라.

 

기억 속에서 체크인할 때 환하게 웃으며 우리를 맞이하던 관리인의 모습과, 그의 열정적인 환영 인사가 함께 떠올랐다.

 

관리인 : 어서 오세요, 두 분 귀한 손님을 오래 기다렸습니다~

 

나는 가볍게 숨을 들이마시며, 뒤늦게 손에 쥐고 있던 사진을 바라보았다.

 

완전히 현상된 사진 속에는, 햇빛 아래 고요히 서 있는 저택이 찍혀 있었다.

활짝 열려 있는 현관은 텅 비어 있었고, 마치 시간 속에 멈춘 것 같았다.

 

그리고 그때, 초대권 제일 마지막 줄에 적힌 문구가 머릿속을 스쳤다.

 

"저는, 이것이 분명 여러분이 즐거움에 취해 돌아가는 것도 잊을, 그런 체험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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