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고전~셰익스피어 미학~_26년 영국 도서관 콜라보 이벤트

 

사랑과 고전~셰익스피어 미학~(恋与经典~莎翁美学~)

_26년 영국 도서관 콜라보 이벤트

 

※ 번역기 사용o, 의역 및 오역 있을 수 있습니다. 감안하고 봐주세요 :)

 

 

 

프롤로그

[迈入未知世界 미지의 세계로 발을 들이다]

 

퇴근 시간, 빌딩 안에선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거리의 무거운 바이크 옆에는 낯익고 훤칠한 실루엣이 기대어 서 있다.

 

MC : 선배~ 예고도 없이 퇴근길 "기습"이에요!

 

나는 말을 하며 발걸음을 재촉해 그에게 달려갔고, 그도 손을 뻗어 나를 품에 안아주었다.

 

백기 : 짧은 휴가가 생겨서 직접 알려주고 싶었어.

오후에 그 연극제 정말 가고 싶다고 했잖아. 이번 주말에 바로 출발할까?

 

그의 말에 나는 기뻐하며 눈을 가늘게 뜨고, 가방 안에서 예전에 백기에게 찍어 보여주었던 연극제 "가이드북"을 꺼냈다.

 

MC : 좋아요! 어차피 영국에서 열리는 행사니까, 휴가가 있으면 좀 더 여유 있게 즐길 수 있겠어요.

 

백기의 시선이 내 손에 들린 소책자 표지에 머물렀고, 거기에는 "국제 연극제 행사 목록"이라고 적혀 있었다.

 

백기 : 어떤 게 좋아?

 

나는 안쪽 페이지의 작은 글자 한 줄을 손가락으로 살짝 짚었다.

 

MC : 이거요—— "《맥베스》 연극 체험 워크숍".

사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이 가이드북을 준 협력사 측에서 엄청 추천해 줬거든요!

예년에도 가장 인기 있었는데, 이번에는 규모도 역대급이래요.

 

백기가 헬멧을 가져와 내 머리에 씌워주었고, 그의 맑은 목소리가 답답한 헬멧 너머로 들려왔다.

 

백기 : 그럼 같이 가서 즐겨보자.


다음 날, 1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비행기는 마침내 히스로 공항에 착륙했다.

 

짐을 끌고 터미널 밖으로 나오자, 눅눅하고 차가운 공기가 훅 밀려왔다.

나와 백기는 호텔에서 간단히 휴식을 취한 뒤 곧장 연극제 행사장으로 향했다.

 

현장 입구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나는 백기의 팔짱을 낀 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때 안내 직원이 정중하게 다가왔다.

 

직원 : 두 분 워크숍 체험하러 오신 거죠? 이쪽으로 오세요.

 

나와 백기는 안내를 받아 탈의실로 이동했고, 지시에 따라 준비된 검은색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휴대폰은 사물함에 넣었다.

우리와 함께 온 참가자는 대략 7~8명 정도였고, 모두 같은 절차를 따르고 있었다.

 

직원은 친절하게 과정을 안내하며, 마침내 우리를 연습실처럼 생긴 공간으로 데려갔다.

방의 삼면은 벽면 거울로 가득했고, 정면의 작은 단상 위에는 독특한 모양의 의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그때 방송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각자 청소 도구를 자유롭게 가져가서 방 전체를 닦아주시기 바랍니다."

갑작스러운 요구에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당황했고, 분위기는 순간 굳어졌다.

 

MC : 이상하긴 하지만, 분명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나는 백기에게 다가가 나지막이 말했고, 그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렇게 우리는 가장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건을 들고 유리창을 정성껏 닦자 햇빛이 점점 더 선명해졌고, 옆에 선 백기의 옆얼굴 위로 은은하게 내려앉았다.

 

MC : 이렇게 선배랑 같이 단체로 청소하니까, 왠지 고등학교 때 주번 활동하던 느낌도 나는 것 같아요.

 

백기 : 그럼 이 프로그램 구성은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백기가 무언가를 떠올린 듯, 입가에 보기 좋은 호선이 그려졌다.

문득 수건을 쥐고 있던 그의 손이 다가와 내 손을 가볍게 툭 치더니,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떨어졌다.

 

백기 : 그때는 기회가 없었지만, 지금은 생겼으니까.

 

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닫고는 웃음과 설렘이 마음속에서 천천히 부풀어 올랐다.

 

기분이 좋아서인지, 우리 두 사람은 이 "활동"에 유난히 더 열심히 참여했다.

 

잠시 후, 한 직원이 우리에게 다가와 조용히 카드 한 장을 건네며 확인해 보라는 신호를 보냈다.

 

"여러분의 그 '믿음'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그 믿음을 가지고 《맥베스》의 세계로 들어가세요."

"...... 이제부터 모든 것은 자유입니다. 자신의 충동에 따라 마음껏 탐험해 주세요."

 

내가 글을 막 다 읽었을 때, 작은 소리가 들렸다.

 

닫혀 있던 방 한쪽에 갑자기 비밀문이 열렸고, 그 너머에서 웅장하면서도 음울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그 문 너머에 펼쳐진 깊고 어두운 미지의 공간을 바라보며, 나는 기대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이 두근거리며 긴장됐다.

 

MC : 뒤에 뭐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백기 : 걱정 마. 우리를 가둘 순 없으니까.

 

 

 


 

 

 

[ACT. 森林十字路口 숲속의 갈림길]

 

부드럽게 흐르는 음악을 따라, 나와 백기는 마른 고목들이 고요히 서 있는 실내 숲으로 발을 내디뎠다.

긴 드레스를 입고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세 명의 어린 소녀들이 나무 뒤에 숨은 채, 줄곧 우리를 따라오면서도 가까워졌다 멀어지길 반복했다.

 

MC : 선배...... 저 세 명의 배우들, 뭔가 스토리 상 역할이 있는 것 같아요.

 

백기 : 직접 가서 물어보고 싶어?

 

그의 아름다운 호박색 눈동자가 가볍게 스치더니, 이내 내 생각을 꿰뚫어 본 듯했다.

 

MC : 네, 저의 "충동"에 따라 행동해 보려고요!

어쩌면 생각지도 못한 이벤트가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뒤를 돌아 세 명의 배우들을 바라보았고, 다정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MC : 당신들은 누군가요? 혹시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세 명의 소녀들은 갑자기 새처럼 재잘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는데, 가벼우면서도 기이한 그 소리는 마치 주문을 읊조리는 것 같았다.

 

그녀들은 나를 보지 않고, 오직 백기만을 빤히 바라보더니 손짓을 했다.

 

백기 : 나한테 할 말이 있다고?

 

세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나를 한 번 힐끗 보고는 "떨어지라"는 손짓을 해 보였다.

백기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자, 나는 그의 귓가에 다가가 조용히 내 추측을 속삭였다.

 

MC : 어떤 몰입형 연극은 같이 온 사람들을 일부러 떨어뜨려 놓기도 한대요.

그래서 얘들 말은 우리가 일단 각자——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백기는 거침없이 내 손을 잡아끌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백기 : 안 들을래. 다른 재밌는 거 보러 가자.

 

MC : 만약 선배한테 중요한 스토리면 어떡해요?

 

나는 여전히 머뭇거리며 세 명의 배우를 돌아보았지만, 귓가에는 가벼운 웃음소리가 내려앉았다.

 

백기 : 나도 오직 내 생각과 "충동"만 따를 거야.

너와 함께 보고 들을 수 없는 거라면, 나에겐 전혀 중요한 스토리가 아니야.

 

 

 


 

 

 

 

[ACT. 王寝全新发现 왕의 침실에서의 새로운 발견]

 

이곳은 왕의 침실인 것 같았다.

침대 위에는 칼에 찔린 마네킹이 누워 있고, 바닥에는 화려한 왕관 하나가 놓여 있었다.

 

MC : 와 대단하다, 보니까 이 "피"는 빨간색 털실로 짠 카펫이었네요!

 

백기 : 저 왕관 디자인도 꽤 괜찮네.

 

MC : 우리 가까이 가서 봐요!

 

나는 웃으며 빨간 카펫 위로 발을 내디뎠고, 순간 주변 무대 세트 전체가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백기 : 조심해.

 

백기가 손을 뻗어 나를 감싸안았다.

아마 내가 몸을 숙일 때 균형을 잃을까 걱정됐는지, 그가 먼저 몸을 굽혀 왕관을 집어 들고는 내 손에 건네주었다.

 

MC : ...... 정말 무거워요! 이걸 매일 쓰고 다니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겠어요......

 

백기 : 너무 가벼우면 왕관이라고 할 수 없으니까.

 

MC : 그건 그렇겠네요.

 

그렇게 말하며 왕관을 내려놓으려던 순간, 회전 때문에 시선이 흔들리며 마침 스쳐 지나가는 빛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무심코 고개를 들었고, 천장에 펼쳐진 경이로운 광경에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

 

MC : 선배...... 저 위 좀 봐요!

 

그는 내 시선을 따라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봤고, 우리 머리 위에는 천천히 회전하는 전자 성운이 펼쳐져 있었다.

 

수많은 별들이 천장을 가득 메운 채, 마치 누군가가 시간을 빨리 감기라도 한 것처럼 흘러갔다.

"권력"은 사라져도, 별들은 변함없이 하늘 높이 떠 있었다.

 

MC : 선배, 하늘의 별과 저 왕관 중에, 어느 게 더 멀리 있다고 생각해요?

 

백기 :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라면, 아무리 멀어도 거리는 의미가 없어.

하지만 다행히도, 내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니까.

 

그는 말을 잇는 대신 살며시 내 손을 맞잡았다.

 

나는 웃으며 가볍게 대답하고는 나도 모르게 눈을 돌려 백기를 슬쩍 바라보았다.

 

잘게 부서진 빛들이 그의 콧등 위에 내려앉았다.

 

"왕관"과 "죽음"은 멀리 있었고, 오직 그의 숨결만이 가까이 있었다.

 

 

 


 

 

 

[ACT. 金色密室祭坛 금빛 밀실의 제단]

 

"철컥"—— 내가 백기를 이끌고 이 방에 들어서자마자, 문이 자동으로 잠겨버렸다.

 

MC : 우리 함정 방에 들어온 것 같아요. 예쁜 방에 장치가 참 많네요.

 

백기 : 이런 "워크숍"에서 방 탈출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네.

 

MC : 아마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거예요.

그럼 저랑 백 경관님이랑 누가 먼저 탈출 방법을 찾는지 내기할까요!

 

백기 : 이기면 상도 있어?

 

MC : 원하는 건 뭐든지 다요.

 

우리는 곧바로 방 안에서 각자 단서를 찾기 시작했다.

 

MC : 궁정 서재 같은데, 책장에 꽂힌 책들이 암호일까......

 

백기 : MC, 이쪽으로 와서 봐봐. 테이블 위에 있는 물이 붉게 변했어.

 

나는 급히 백기 곁으로 다가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MC : 정말이네요. 아까 확인했을 때는 분명 그냥 물이었는데, 또 무언가를 작동시킨 걸까요?

 

백기 : 아마 내가 이 검을 만져서 그런 것 같아.

 

MC : 음...... 응?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의 말을 곱씹으며 고민하다가, 문득 물그릇 가장자리에 새겨진 글귀 한 줄을 발견했다.

 

MC : 여기 글자가 새겨져 있어요. "두 손을 씻고, 이 공간의 모든 것을 얻으라"고요.

 

백기 : 내가 한번 해볼게.

 

MC : 안 돼요. 같이 한 손씩 넣어봐요!

 

백기 : 이런 붉은 염료는 묻으면 잘 안 지워질 텐데.

 

MC : 하지만 선배 두 손이 다 더러워지면, 분명 있다가 제 손 안 잡아주려고 할 거잖아요.

그렇지만 우리 같이 더러워지는 거라면 괜찮아요.

 

우리 두 사람의 손이 붉은 액체에 담기자, 주변의 가구들이 천천히 위로 솟아올랐고, 닫혔던 문도 다시 활짝 열렸다.

 

MC : 문이 열렸어요! 선배!

그런데...... 이건 누가 이긴 걸로 쳐야 하죠?

 

백기 : 당연히 네가 이긴 거지.

그러니까 네가 원하는 보상은 뭐든 들어줄게.

 

 


 

 

 

 

[ACT. 盛宴幽灵凝视 연회와 유령의 시선]

 

가면을 쓴 화려한 의복들과 흔들리는 촛불—— 이곳은 마치 중세 귀족들의 연회장 같았다.

 

MC : 설마 무도회일까요?

 

나의 기대 어린 상상이 채 펼쳐지기도 전에, 검은 긴 탁자 중앙으로 갑자기 하얀 "유령"의 형상이 투영되었다.

 

MC : ......!

 

백기 : 괜찮아, 그냥 홀로그램이야.

 

그 말에 고개를 들었지만, 내 시선은 그대로 그 "유령"과 정면으로 마주치고 말았다.

 

유령 : 나를 보며, 결백한 사람처럼 걸어가라!

 

텅 빈 듯한 눈동자 속에서,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 번져 나오는 것 같았다.

유령의 대사와 함께 원망 섞인 음악이 뒤엉키며, 조금 전까지 아름답던 연회 분위기는 순식간에 기묘하게 변해버렸다.

 

백기 : 미션 자체는 간단해 보이네. 그냥 지나가기만 하면 되니까.

 

MC : 하지만 이 유령이 언제 갑자기 얼굴 앞으로 달려들어서 우릴 놀래킬지 몰라요.

 

백기 : 그럼 더 간단해. 눈을 감아, 내가 널 안고 지나갈게.

 

그의 호박색 눈동자에는 진지함이 가득했고, 나는 괜히 그를 놀리고 싶어졌다.

 

MC : 그렇게 하면 "반칙" 아닐까요? 유령이 "나를 보라"고 했잖아요.

 

백기 : 그럼 내가 유령을 보고, 너는 나를 보면 되지.

어쨌든 내 눈에 유령이 담겨 있을 테니까, 그러면 된 거 아냐?

 

MC : 그렇게 해도 되는 거예요?

 

백기 : 예전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지금은 돼.

빨리 통과하자. 그래야 너랑 같이 춤출 시간도 생길 테니까.

 

곧이어 익숙한 두 팔이 나를 번쩍 안아 올렸고, 나는 반사적으로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 맑은 눈동자를 통해, 나는 떠다니는 유령의 모습을 보았고

언제나 흔들림 없이 당당하게 나를 비추고 있는, 그 눈 속의 희미한 빛도 함께 보았다.

 

유령 : 결백한 사람처럼 걸어가라!

 

 

 


 

 

 

 

[ACT. 空王座 빈 왕좌]

 

주변에 울려 퍼지던 음악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고, 서서히 하나의 마지막 장음을 향해 잦아들었다.

마치 희곡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것처럼.

 

MC : 저 앞이 우리가 처음 출발했던 "연습실" 같아요.

 

백기 : 이번 "여행"도 이제 종착지에 다다른 모양이네.

 

나와 백기는 웃으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방의 배치는 이전과 조금 달라져 있었다.

외롭게 덩그러니 놓여 있던 기이한 의자 위에는, 크고 정교한 왕관 하나가 매달려 있었다.

 

MC : 처음에 놓여 있던 이 의자가 바로 왕좌였구나.

 

백기 : 꽤 좁은 의자네. "맥베스"가 왕이 된 뒤에 왜 그렇게 안절부절못했는지 알 것 같아.

 

MC : 풉—— 1인용 왕좌는 폭을 좀 더 넓혀야겠어요.

 

나는 의자 주변을 두 바퀴 정도 돌다가, 호기심에 그 위에 앉아 보았다.

 

MC : 확실히 불편하긴 한데, 그래도 아주 조금은 왕이 된 기분이 들어요.

선배도 한번 앉아봐요

 

나는 백기를 향해 눈을 찡긋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그 자리로 끌어당겼다.

 

MC : 어때요?

 

백기 : 시야는 꽤 괜찮네. 생각보다 탁 트여 있어.

다만 밝은 곳에서 어두운 쪽을 보려니 잘 안 보이네.

왕관이 매달린 천장 쪽에는 환기구가 몇 개 있는지, 조금 먹먹한 소음도 들려.

 

MC : 아하하하, 그런 감상 말고요!

예를 들면 은근한 고독감이 느껴진다거나,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 같은 기분은 안 들어요?

 

그의 맑은 눈동자가 나를 비추었고, 몇 초의 침묵이 흐른 뒤에야 그는 입을 열었다.

 

백기 : 방금 네가 말한 것들, 나는 전혀 느끼지 못했어.

네가 계속 나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네가 내 곁에 있다면, 난 외롭지 않아.

 

 

 


 

 

 

 

[THE END. 剧章百年未眠 백 년 동안 잠들지 않은 이야기]

 

탈의실에서 짐을 챙겨 다시 나왔을 때, 하늘은 이미 오렌지빛과 분홍빛이 뒤섞인 황혼으로 물들어 있었다.

나는 백기와 손을 잡은 채 가볍게 흔들며, 방금 전까지 즐겼던 체험에 대한 소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MC : 아까 그 미니 게임들 말이에요, 지나고 나서 다시 생각해 보니 꽤 의미 있었던 것 같지 않아요?

 

백기 : 사람마다 주목하는 포인트가 다르니까.

같은 상황이어도 선택은 달라지겠지.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며 밖으로 걸어 나갔고, 처음 우리를 안내했던 직원이 갑자기 뒤에서 쫓아왔다.

 

직원 : 실례합니다, 두 분. 잠시 저희 체험 소감 카드를 작성해 주실 수 있을까요?

 

기대에 찬 직원의 눈빛을 보니, 오늘 체험도 꽤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나는 테이블에 기대어 기록판 위에 펜을 움직이며, 슥슥 여러 줄을 적어 내려갔다.

 

......무대 연출이 좋았고, 일부 장면은 원작의 클라이맥스를 잘 살린 것 같아요.

다음에는 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가볍게 마침표를 찍고 만족스럽게 펜 뚜껑을 닫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백기가 이미 한참 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백기 : 마음에 들면, 한 번 더 해볼래?

 

MC : 헤헤, 생각해 볼게요. 그런데 백 경관님은 이런 거 좋아해요?

 

그렇게 말하며 나는 슬쩍 시선을 옆으로 돌려, 그가 적은 피드백을 훔쳐보았다.

 

예상대로 간단했다—— "괜찮았음. 여자친구와 함께해서 즐거웠다."

 

직원은 미소를 지으며 우리의 피드백을 받았고, 옆쪽 테이블에서 리본이 묶인 직사각형 봉투 하나를 꺼내 건네주었다.

 

스태프: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이건 저희 주최 측에서 드리는 작은 답례품입니다.

혹시 두 분께서 이번 활동을 통해 《맥베스》라는 이야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생기셨다면, 한번 가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MC : 와~ 감사합니다.

 

나는 선물을 받아 들고, 백기와 함께 고개를 숙여 손에 든 티켓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봤다.

 

MC : 셰익스피어의 《초판본(First Folio)》이 공개 전시된대요......!

 

백기 : 대영도서관에서 하는 거네, 여기서 멀지 않아.

 

내 눈이 순식간에 반짝였고, 막 입을 떼려던 찰나, 마찬가지로 웃음을 머금은 그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백기가 먼저 내 손을 잡았다.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같은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몇 분 후, 우리는 백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붉은 벽돌 건물 앞에 도착했다.

등불이 은은하게 밝혀진 그곳은, 단 한 번도 불이 꺼진 적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부 전시실은 여러 개의 기하학적 공간으로 나뉘어 있었고, 복도 양옆은 끝없이 이어진 방대한 책장으로 가득했다.

 

길을 따라 내려가 갈색 유리탑을 지나고, 복고풍 안내판을 따라가자, 우리는 마침내 그 귀중한 책을 찾을 수 있었다.

 

MC :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백기 : 응, 여기 《맥베스》도 있네.

 

마찬가지로 즐거워 보이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니, 내 기분도 한층 더 좋아지는 것 같았다.

 

지금 이 순간, 도서관 전체가 고요하고 따뜻한 빛에 휩싸여 있었고, 공기 중에는 스칠 듯 말 듯 한 종이와 잉크의 향기가 감돌았다.

 

방문객들의 발소리 하나하나 모두 선명하게 들렸고, 발걸음을 멈추는 매 순간은 먼 과거의 문장을 사이에 둔 정적 속의 재회 같았다.

 

나와 백기도 이전의 체험 덕분인지 자연스럽게 《초판본》 전시 앞에 섰다.

 

그 책은 400년 전 처음 제본되었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듯 보였고, 투명한 유리 케이스는 그것을 더욱 가치 있고 찬란하게 해주고 있었다.

 

모든 것이 변한 것 같으면서도, 그 이야기들만은 전혀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

 

나는 어느덧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문득 귓가에 책 틈새에서 흘러나와 서서히 스며드는 희미한 소리들을 들었다.

 

그것은 탄식이었고, 속삭임이었으며, 발자국 소리이자 심장 박동이었다.

마치 꿈속에 꺼지지 않는 불꽃 하나를 던져 넣은 것 같았다.

 

짙은 감정들이 그것을 바라보는 모든 이를 휘감아 이야기의 주름 속으로 몰아넣었고, 아직 끝나지 않은 독백을 들려주고 있었다......


*본문에 등장하는 소장품, 전시 및 관련 내용은 게임 내 허구 설정이며, 시나리오 서술을 위한 것으로 실제 상황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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