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_배드민턴 약속(羽球之约) 데이트

【白起 · 破风 / 羽球之约】
[백기 · 바람을 가르다 / 배드민턴 약속]
_멘스 65~68 누충 ER 데이트 번역


※ 번역기 사용o, 의역 및 오역 있을 수 있습니다. 감안하고 봐주세요 :)

 

 

 

1.

백기 : 어쩐지 네가 이 연수 교육을 기대한 이유가 있었구나. 장소가 정말 좋네.

 

MC : 그쵸그쵸~

 

나는 블랙이에서 내려와 백기의 시선을 따라갔다.

푸른 산이 이어지고, 무성한 녹음 속에 교육센터의 대문이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구불구불 흐르는 작은 강이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최근 일 때문에 정신 없이 바빴던 터라 작은 목표라도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업계의 다른 선생님들의 추천을 받아 이 연수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수업 부담도 크지 않고, 시원한 자연 속에서 진행되니 딱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삼삼오오 모여든 참가자들이 가벼운 짐을 들고 입구로 들어가고 있었다.

마치 연수를 가장한 휴양을 온 것 같았다.

 

백기도 그 분위기를 눈치챘는지,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바라봤다.

 

백기 : 분위기 좋네. 이 연수 더 모집 안 해?

나도 추가해 주면 안 돼?

 

MC : 선배도 관심 있어요?

 

백기 : 아니, 그냥 네 옆에서 낮잠 자는 데 더 관심 있어.

 

그가 웃으며 내 짐을 들어 올리자 나는 다가가 그의 팔짱을 꼈고, 그와 오래 함께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가슴 한구석에 차올랐다.

일이 끝나자마자 바로 연수가 시작되어, 백기와 함께 며칠 같이 보낼 시간도 없었다.

 

MC : 숙박까지 해야 하는지는 몰랐어요. 그것도 무려 일주일씩이나…

 

백기 : 괜찮아. 방법은 많으니까.

 

백기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나를 끌어안았고, 나는 그의 따뜻한 품속으로 푹 안겼다.

그의 품에 얼굴을 묻자, 머리 위에서 웃음기 섞인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백기 : 매일 아침 창문을 열어 줘. 눈 뜨자마자 나를 볼 수 있게.

 

MC : 풉… 그럼 선배가 너무 힘들잖아요! 전 백 경관님을 괴롭히고 싶지 않아요.

 

나는 그의 품에서 천천히 빠져나와 숨을 고르고, 미소를 지었다.

 

MC : 걱정 마요. 아쉽긴 하지만, 며칠 정도는 버틸 수 있어요.

 

백기 : 내가 못 버텨.

 

그의 목소리가 잔잔한 키스 속에 퍼졌고, 그 순간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 보니, 방송을 하면서 알게 된 선배였다.

조금 전 ‘작별 인사’ 장면을 봤을까, 얼굴이 순식간에 뜨거워져, 나는 급히 백기의 손에서 짐을 받았다.

 

MC : 저 그럼 갈게요, 선배! 일주일 뒤에 봐요!

 

백기 : 잠깐만.

 

급히 발걸음을 멈추자, 백기가 블랙이에 몸을 기대어 내 허리를 감싸 안았고,

그의 넓은 손바닥이 내 얼굴을 감싸며 시야를 가렸다.

 

백기 : 얼굴이 이렇게나 빨개졌는데, 다른 사람들에겐 안 보여 줄 거야.

 

 

 


 

 

 

2.

다음날 아침, 나는 낯선 천장을 바라보며 어제 백기가 떠나기 전에 했던 말을 떠올렸다.

분명 농담이라는 걸 알면서도, 괜히 창가로 걸어가 밖을 내다보았다.

 

역시, 작은 새들 몇 마리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한숨을 쉬면서도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MC : 어제는 잘 버틸 수 있다고 말해 놓고, 오늘 아침부터 이러면…

 

나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볼을 가볍게 두드렸고, 백기에게 아침 인사 메시지를 보낸 후 서둘러 씻으러 갔다.

 

 

오늘의 수업은 많지 않았고, 덕분에 점심시간도 넉넉해서 참가자들끼리 교류할 시간이 충분했다.

인사를 나누다 보니 점심은 이미 식어 있었고, 나는 시끌벅적한 식당 분위기를 피해 만두 두 개를 사서 방으로 돌아왔다.

 

 

마침내 조용해진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며 나는 핸드폰을 열어 메시지를 확인 했고, 아침 인사 이후 백기에게서 온 새로운 메시지는 없었다.

 

MC : 아무래도 오전에는 선배도 많이 바쁜가 보네.

 

만두를 한 입 베어 물며 백기에게 메시지를 보내려던 찰나, 등 뒤쪽 창문에서 "똑똑똑"하는 노크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뒤돌아보자, 창밖으로 익숙한 옷자락이 스쳐 지나갔다.

나는 멍하니 창문을 열고, 그의 손을 잡고 나서야 이게 꿈이 아니라는 걸 실감했다.

 

MC : ...선배?

어떻게 온 거에요? 말도 없이... 밥은 먹었어요?

 

연이어 쏟아내는 내 질문들에, 백기는 웃으며 창틀에서 가볍게 뛰어내려 나를 소파 쪽으로 끌어안았다.

 

백기 : 오늘 임무가 일찍 끝났어. 마침 할 일도 없고, 그래서 그냥 바로 왔어.

거의 하루 동안이나 널 못 봤더니, 적응이 안되네.

 

바람에 흩날리는 그의 머리카락이 피부를 간지럽게 스치자 내 마음속까지 간지러운 것 같았다.

나는 몸을 돌려 웃으며 그를 꼭 껴안았다.

 

MC : 일찍 돌아와서 다행이에요. 큰 서프라이즈를 놓칠 뻔했네요~

 

백기 : 놓쳐도 괜찮아. 어차피 난 계속 널 보러 올 테니까.

그런데, 점심으로 이걸 먹은 거야?

 

백기의 시선이 내 도시락을 향하는 것을 보고, 나는 그가 뭐라고 하기 전에 재빨리 뚜껑을 덮었다.

 

MC : 다른 것도 먹었어요! 식당이 너무 시끄러워서, 잠깐 조용히 있으려고 방에 돌아온 거에요.

 

백기 : 요 며칠 특파팀에도 체육 대회가 있어서, 거기도 엄청 시끌벅적해.

그래서 더더욱 널 보러 오고 싶었나 봐.

 

"체육 대회"라는 단어에, 나는 약간 의아한 듯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봤다.

 

MC : 특파팀 대장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빠져도 괜찮아요?

참가 안 해도 돼요?

 

백기 : 해마다 억지로 끌려 나갔으니까, 올해는 좀 쉬어도 돼.

게다가 이번 종목들은 그다지 흥미도 없고.

 

MC : 백 경관님도 시큰둥해하는 종목이 있다니...

 

백기 : 나도 다 좋아하는 건 아니야.

 

그의 대답은 무심했지만 그럼에도 행복해 보였고, 그는 나를 안은 채 소파에 천천히 기댔다.

호흡이 뒤엉키는 순간, 그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백기 : 지금은, 그들과 공놀이를 하는 것보다…

너랑 이렇게 있는 게 더 좋아.

 

MC : "지금"만요?

 

나는 웃으며 장난스럽게 그의 머리칼을 쓰다듬었고, 그의 숨결이 내게 다가오는 걸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백기 : 아니, 방금 한 말은 가짜야.

"언제든지"

 

 

그날 이후로, 나는 며칠 동안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았고, 수업도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매일 밤 백기와 통화하다 보니 회사 프로젝트와 관련된 아이디어까지 떠올라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새벽까지 작업하곤 했다.

또 한 번 하품을 한 후, 나는 PPT에서 시선을 돌려 핸드폰을 켰다.

 

업데이트된 모멘트 가장 위에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고진과 당조가 동시에 올린 사진이 있었다.

사진은 흔들려 약간 흐릿하고, 구도도 훌륭하다고는 할 수는 없었지만,

나는 중간에서 라켓을 들고 점프하며 받아치고 있는 사람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백기였다.

 

 

 


 

 

 

3.

백기 : MC, 수업 끝났어?

 

전화기 넘어 다소 소란스러운 듯, 백기의 목소리가 약간 높아지며 내 귓가를 울렸다.

 

MC : 쉬는 시간이에요~

좀 전에 백 경관님의 멋진 경기 모습을 봤어요. 결국 출전한 거예요?

 

백기 : …그 녀석들 휴대폰을 다 압수했어야 했는데.

 

그의 투덜거림에 고진과 당조가 장난스럽게 웃고 있을 모습이 눈앞에 그려져,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MC : 그럼 안 되죠. 덕분에 제가 백 경관님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는걸요~

그래서, 오늘 종목은 배드민턴이에요?

 

백기 : 응, 준결승전이었어. 원래 출전했던 사람이 갑자기 급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내가 대신 참가한 거야.

 

MC : 당연히, 백 경관님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겠네요!

 

백기 : 나쁘진 않았어. 하지만 결승전은 그들이 직접 참여해야지.

 

약간 득의양양한 듯한 그의 말투가 내 귓가에 맴돌자, 순간 고진과 당조의 글에서 느껴졌던 흥분감이 떠올라 괜히 내 심장도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 경기를 직접 보지 못했다는 작은 아쉬움도 생겨났다.

 

MC : …백 경관님. 이건 너무 반칙인 것 같아요.

저 몰래 이렇게 멋있는 순간을 만들다니, 일부러 저 보고 선배를 더 보고 싶게 하려는 거죠!

 

전화기 너머로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곧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백기 : 그러게. 고진이랑 당조한테 몇 장 더 올리라고 할 걸 그랬어.

네가 나를 더 많이 생각하게.

 

나는 볼이 빵빵해질 정도로 입을 내밀며 투덜거렸고, 백기는 목소리를 살짝 낮추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백기 : 오늘 수업 끝나면, 문 앞으로 나 좀 마중 나와 줘.

 

 

저녁 무렵, 문 앞으로 달려갔을 때, 백기는 이미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새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편안한 자세로 블랙이 옆에 기대 서 있었는데, 방금까지 경기했던 사람이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유로워 보였다.

 

MC : 선수님의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경기에서 이겼으면 축하 파티라도 해야 하는 거 아녜요? 왜 이렇게 급하게 달려왔어요.

 

백기 : 경기에서 이기고 난 후에,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당연히 좋아하는 사람이지.

그리고, 나도 네가 보고 싶었어.

 

눈앞의 청년이 눈썹을 들어 올리며 나를 향해 미소 지었다.

나는 그의 시선이 그가 매번 경기에서 승리할 때마다, 그 모든 환호와 함성 너머로 나를 향했다는 걸 깨달았다.

 

흐트러진 내 심장 박동이 뭐라도 말하라고 재촉했지만,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그가 먼저 웃음을 거둔 채 내 얼굴을 감싸 쥐고 자세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MC : 왜, 왜 그래요?

 

백기: 이 다크서클은 뭐야?

나한테는 매일 일찍 인사하고 잔다더니?

 

조금전까지 한가로운 표정을 짓던 그가 순식간에 심문 모드로 돌입하자, 나는 순간 당황해서 눈을 피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백기의 시선이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

 

MC : 헤헤… 영감(灵感)이 눈치가 없는지, 매번 밤에만 찾아오더라구요…

 

그가 불만스러운 듯 눈을 가늘게 뜨는 걸 보고, 나는 급히 화제를 돌렸다.

 

MC : 알겠어요, 잘못했어요. “특경 아저씨”의 벌을 달게 받을게요.

하지만, 그 전에… 당신의 "시민 친구"는 배가 고프다는데, 어떻게 안될까요…

 

나는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말했다. 그러자 백기는 애써 입꼬리를 누르며, 뒤돌아 블랙이 뒷좌석에서 작은 봉투 하나를 꺼내 내 손에 쥐여줬다.

 

MC : 이게 뭐예요?

 

백기 : 서월리(西月里) 거리에서 갓 구운건데, 여기 것보다 훨씬 맛있을 거야.

 

MC : 와아… 백 경관님 만세!

 

 

시간이 아직 일러서 나와 백기는 함께 저녁을 나눠 먹은 뒤, 근처를 느긋하게 드라이브했다.

 

부드러운 바람이 그의 겉옷을 살짝 부풀리자, 나는 그 위에 손을 올려 가볍게 눌러주며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MC : 근데 말이에요… 전 선배가 배드민턴도 그렇게 잘 치는 줄 몰랐어요.

설마 운전면허처럼 "구기종목 마스터 자격증" 같은 것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죠…?

 

백기 : 그렇게 잘하는 건 아니고, 그냥 가끔 부서에서 복식 경기할 때 인원이 부족하면 불려 나가곤 했어.

 

그의 가벼운 말투 속에서, 나는 손바닥 아래의 단단한 근육을 느끼며 그의 말이 별로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배드민턴 경기 사진이 자꾸 떠오르며, 그가 진지하게 운동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졌다.

 

만약 그가 정말 그렇게까지 잘하는 게 아니라면, 어쩌면 이 소원은 어렵지 않게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갑자기 기분이 들떠, 몸을 살짝 앞으로 숙이며 그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했다.

 

MC : 그러면요, 교육 끝나고 저랑도 한 판 붙어볼래요?

백 경관님이 정말 겸손한 건지 점검해볼래요~

 

백기 : 굳이 교육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어, 지금 당장 가서 해보자.

 

 

 


 

 

 

4.

블랙이는 천천히 속도를 줄이며, 근처 마을의 한 체육관 앞에 멈춰 섰다.

 

체육관 안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백기는 배드민턴 라켓과 공을 빌린 후, 나를 이끌고 코트로 가서 몸을 풀었다.

귓가에 이따금 묵직한 타격음이 들려왔고, 나는 팔을 풀며 옆 코트에서 배드민턴을 치고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MC : 저 사람들 엄청 프로처럼 보여요.

 

백기 : 다른 사람들은 신경 쓰지 마. 우리는 원래 쉬려고 온 거잖아.

너만 날 적당히 봐주기만 하면 돼.

 

MC : … 선배, 절 속이는 거면 가만 안 둘 거예요!

 

그가 유난히 진지한 태도를 취하는 것을 보고, 나는 코트로 돌아가 평범하게 공을 쳤다.

배드민턴 공은 천천히 네트를 넘었고, 다음 순간 아무렇지도 않게 되돌아왔다.

 

MC : 완전 안정적이잖아요!

 

백기 : 너도 제법 잘 쳤어.

 

우리는 여유로운 속도를 유지하며 여러 차례 공을 주고받았다. 공이 떨어지면 다시 주웠고, 누구도 조급해하지 않으며 단순한 랠리 자체를 즐기는 것 같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공이 다시 백기 쪽 네트 앞에 떨어졌고, 그는 공을 주우면서 자연스럽게 나를 바라봤다.

 

백기 : 힘들어?

 

MC : 헤헤, 딱 적당해요~

 

백기 : 그럼 땀은 좀 나?

 

MC : 음... 아뇨. 여기 에어컨 온도가 딱 적당한 것 같아요.

 

나는 백기가 단순히 내 컨디션을 걱정하는 줄 알고 라켓을 돌려 잡으며 그의 서브를 받을 준비를 했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백기 : 그럼 강도를 좀 높여볼까? 다음부터는 힘 좀 써야겠다.

 

MC : ...에?

 

내가 반응하기도 전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공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왔다.

 

나는 급히 라켓을 들고 몇 걸음 뒤로 물러서며 뛰어올라 받아쳤다.

하지만 곧 다시 날아온 공은 갑자기 방향을 바꿨고, 나는 재빨리 반대편으로 뛰어가 간신히 공을 받아냈다.

 

그 뒤로도 공들은 하나같이 예상하기 힘든 경로로 날아왔고, 나는 코트 위를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공을 받아쳐 냈다.

 

MC : 잠깐, 잠깐, 잠깐만요! 쉬려고 온 거라면서요! 왜 갑자기 강도를 올린 거예요!

 

백기: 네 체력을 좀 더 소모시켜서, 네 영감을 좀 철들게 하려고.

 

MC : 저는...

 

백기 : 아까 네가 그랬잖아.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고.

 

MC : ...

 

나는 그제야 교문 앞에서 무심코 내뱉었던 말을 떠올리곤 할 말이 없어졌지만,

점점 뻐근해지는 종아리 때문에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애원하듯 말이 튀어나왔다.

 

MC : 선배, 저 더 이상 못 뛰겠어요——

...저 ...저 오늘은 절대 밤 안 새울 거고, 선배 보고 나면 안심하고 잘 거예요!

 

백기 : 우리 매일 영상통화 하잖아. 매일 보고 있는데.

 

MC : 하지만 너무 피곤하면 내일 못 일어날 거예요!

 

백기: 내가 어떻게든 깨워줄게.

 

MC : 사실 수업 좀 빼먹고 잠 좀 더 자도 되요...

 

백기 : 그게 모범생이 할 소리야?

 

나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라켓을 힘껏 휘둘러 그의 공격을 간신히 받아쳤다.

 

MC : 백 경관님, 백 경관님도 반성해야 하는 거 아녜요?

배드민턴 엄청 잘 치면서 절 속였잖아요!

 

백기 : 나 진짜 초보야.

 

MC : ...이렇게 사람 몰아붙이는 초보는 처음 봐요.

 

백기는 시선을 내리며 나를 바라봤고, 그의 표정에는 약간의 억울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

 

백기: 내가 라켓 컨트롤을 잘하지 못해서, 공이 떨어지는 위치를 잘 조절 못했어. 힘들게 해서 미안해.

 

그가 다시 공통에서 새 공을 꺼내려 하자, 나는 재빨리 뛰어가 그의 손을 눌러 막았다.

 

MC : 설마 이 통에 있는 공 전부 다 칠 생각은 아니죠? 안 돼, 안 돼요! 그렇게 사람 괴롭히면 안 돼요!

 

백기 : 알았어, 그럼 마지막으로 세 개만 더 칠까?

 

MC : 약속했어요. 하나라도 더 치면 안 돼요!

 

나는 뻐근한 팔을 털어내며 다시 코트로 돌아갔다.

 

그 순간, 높은 로브 샷이 "쌩"하는 소리를 내며 내 머리 위를 빠르게 지나갔고, 내가 라켓을 들기도 전에 게임이 끝나버렸다.

 

백기 : 반칙하면 연장전이야.

 

MC : ...반칙 안 했어요. 너무 높이 치지 마요!

 

말이 끝나자마자 두 번째 공이 날아왔고, 나는 그에게 하소연할 겨를도 없이 허둥지둥 움직였다.

 

아마도 많이 치다 보니 익숙해져 그런지, 나는 점점 리듬에 적응했고, 계속된 경기 속에서 백기의 경기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의 공 속도는 매우 빠르고, 공이 떨어지는 위치를 예측하기 어려워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그만큼 뒤쪽 공간이 비어 있었고, 공이 뒤쪽에 떨어지면 따라잡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그가 네트 앞으로 달려가 공을 받으려는 틈을 타, 나는 있는 힘껏 라켓을 휘둘러 그의 뒤쪽 코너로 공을 날렸다.

 

그는 예상하지 못한 듯 반응하지 못했고, 공은 그대로 코트를 벗어났다.

 

백기 : 좋은 샷이었어.

 

MC : 헤헤, 이제 마지막 한 개 남았어요.

 

백기는 내게 공을 던져주며, 땀에 젖은 앞머리를 쓸어 올렸다.

 

백기 : 응, 마지막 하나야.

 

우리는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거두고 진지하게 랠리를 이어갔고, 공이 공중에서 곡선을 그리며 서로의 라켓을 오갔다.

내 시선은 오직 백기에게만 집중되었고, 주변의 소음은 마치 존재하지 않는 듯, 우리들의 묵직한 타구 소리만이 남았다.

그가 쳐오는 공은 점점 일정한 패턴을 보이기 시작했고, 심지어 내가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정확히 떨어졌다.

 

경기가 점점 무르익어간다고 느낄 쯤, 백기가 팔을 뒤로 젖혀 라켓을 뒤로 당기며 나를 바라보았다.

마치 사냥꾼이 표적을 겨누는 순간처럼, 익숙한 긴장감이 몰려왔다.

 

"팡!"

 

방금까지 얌전했던 공의 궤도가 그에 의해 단번에 끊겼고, 희미한 울림이 귓가에 흩어지며 마치 공기의 흐름마저 느려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미처 시선을 떼기도 전에 그는 가볍게 뛰어올랐다 착지했고, 얇은 옷자락이 움직임에 따라 들리며 그의 탄탄한 허리 근육 라인이 드러났다.

 

갑작스러운 "공격"의 순간, 희미하게 드러난 그의 근육이 미세하게 긴장한 것이 보였다.

 

분명 확실한 승리를 노리는 필승 자세였지만, 그의 눈에는 어떠한 자만도 없이, 오직 자신의 목표만을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었다.

 

더 이상 생각할 틈도 없이, 그는 이미 팔을 휘둘러 공을 네트 너머로 곧장 날려 보냈다.

 

MC : ...!

 

공은 거의 직선으로 날아와 내 어깨 위치, 가장 받기 어려운 사각 지점을 향했다.

 

순간 나는 당황해서 허둥댔고, 떨어지는 공이 라켓을 스쳐 지나가려는 것을 눈으로 쫓았다.

손을 놓으려던 바로 그 순간, 공은 마치 무언가에 막힌 듯 흔들리며 다시 내 손 앞으로 둥실 떠올랐다.

 

나는 멍하니 눈을 깜빡이며, 얌전히 라켓 앞에 멈춰있는 공을 바라보다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을 바라봤다.

 

백기는 네트 앞에서 기다리며, 기분이 좋은 듯 입꼬리를 올려 웃고 있었다.

 

백기 : 안 받을 거야?

 

MC : ...흥, 받으면 되잖아요!

 

나는 시선을 거두고, 지기 싫은 마음에 힘껏 라켓을 휘둘렀지만, 공은 마치 나를 피해 일부러 도망치듯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누가 이런 장난을 치고 있는지 뻔했다. 나는 몇 걸음 앞으로 달려갔고 거의 공에 닿을 뻔했지만, 공은 또 다시 살짝 뒤로 물러났다.

 

MC : 선배! 또 저 놀리는 거죠!

 

백기 : 네가 너무 느린 거야.

 

그가 전혀 숨기지도 않고 눈을 휘어 웃는 것을 보고, 나는 공을 포기하고 곧장 그에게로 달려갔다.

이미 지칠 대로 지쳤을 텐데도, 나는 달릴수록 점점 더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바람이 나를 밀어주는 것처럼.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정말로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와 내 허리를 감싸 들어 올리더니, 네트를 넘어 백기의 품에 안겨 주었다.

 

MC : 와 선배, 이건 완전 반칙이에요!

 

나는 고개를 들어 그의 뺨을 꼬집으며 투덜댔다.

 

백기 : 그냥 너랑 조금 더 놀고 싶어서 그랬어. 그러니까 반칙은 아니야.

그리고, 널 이기는 게 내 목표도 아니고.

 

그는 내 무릎을 받쳐 안으며 나를 더욱 단단히 품에 안았다. 그의 눈동자에 찬란한 미소가 넘실거려, 내 모습마저 밝게 비춰주는 것 같았다.

 

백기 : 축하해, 훈련 합격이야. 이제 학교로 돌아가도 되겠어.

 

myoskin